서 론
최근 분자영양학 및 장내 미생물 분야의 기술 발전과 섬유소 분해 효소제의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사료 내 식이섬유(dietary fiber, DF)가 돼지의 영양소 흡수 조절, 장 건강 개선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영양소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육성돈의 사양관리 측면에서 식이섬유는 포만감 유도 및 변비 개선 효과를 넘어, 식이섬유의 이화학적 특성과 생리적 기능 간 연관성 연구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식이섬유 원료 및 특정 성분은 사료, 식품, 의약품,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다양한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분의 구조적·화학적 특성이 생체 내에서 나타내는 작용 기전을 규명하는 것은 동물의 건강 증진 및 질병 예방에 미치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실용화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된다[1].
20세기 후반까지 식이섬유는 양돈 영양학에서 주로 영양소의 소화 및 흡수를 저해하는 항영양인자(anti-nutritional factor, ANF)로 간주되어 왔다[2,3]. 그러나, 식이섬유는 돼지의 정상적인 소화 생리 유지를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이며, 육성돈의 생산성과 건강에 다양한 생리학적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1,3]. 육성돈 사료의 건물(dry matter, DM) 중 약 60%–70%를 차지하는 주요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은 돼지의 모든 사양 단계에서 성장 촉진과 에너지 대사 조절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탄소(C), 수소(H), 산소(O)가 Cn:H2n:On의 비율로 이루어진 탄수화물은 단량체의 중합도(degree of polymerization, DP) 및 구조에 따라 물리화학적 특성이 결정되고, 육성돈의 생리작용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탄수화물은 단당류(monosaccharides), 이당류(disaccharides)와 같은 단순 당류부터 올리고당류(oligosaccharides), 다당류(polysaccharides), 그리고 식물 세포벽을 구성하는 복합 고분자 형태를 포함하여 다양한 화학적 형태로 존재하며, 돼지 체내에서 각기 고유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에 이르러 식이섬유의 주요 성분인 비전분성 다당류(non-starch polysaccharides, NSP)는 대장 내 미생물 발효를 통해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 SCFA)를 생성하여 장내 환경 개선, 병원성 세균 증식 억제, 장점막 기능 강화 및 면역 반응 조절 등의 긍정적인 생리적 효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기능성 측면에서 NSP를 포함한 식이섬유가 돼지의 영양소 이용 효율 향상, 장 건강 개선 및 면역력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영양학적 요소로 주목받고 있으나, 식이섬유의 이화학적 특성과 이에 따른 생리적 기능 간의 연관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본 논문은 육성돈을 대상으로 한 식이섬유 급여가 영양소 소화율 및 장 건강 조절 등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주요 선행 연구들을 고찰하고, 관련 연구 동향을 정리하고자 한다. 기존 연구는 식이섬유 급여 시 돈육 품질 및 성장성적에 미치는 영향에 중점을 두고 있어 돼지를 대상으로 한 영양소화율과 장건강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또한, 전통적인 식이섬유 분석법인 조섬유 분석법(crude fiber analysis) 또는 반소이스트 분석법(Van Soest method)은 식이섬유의 복잡한 구조와 생리학적 기능이 돼지의 장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본 고찰은 식이섬유의 이화학적 특성과 장내 기능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통합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돼지의 장 건강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내 양돈 산업 및 기업 측면에서 주요 이론적·실무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18세기 중반에 확립된 조섬유 분석법은 식물성 성분 중 소화가 어려운 일부 성분만을 측정하기 때문에 식이섬유의 복합적인 구조와 생리학적 기능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Fig. 1). 이와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Van Soest는 중성세제 용액을 이용하여 셀룰로스(cellulose), 헤미셀룰로스(hemicellulose), 리그닌(lignin) 등 주요 세포벽 성분을 분리 및 분석할 수 있는 반소이스트(Van Soest) 분석법을 개발하였다[15]. 이를 통해 조섬유 분석법의 한계를 부분적으로 극복하는 데 기여하였으나, 중성세제섬유(neutral detergent fiber, NDF) 분석 과정에서 수용성 식이섬유와 불용성 펙틴 물질 등의 성분이 손실되어 대장 내 미생물 발효 특성에 대한 평가나 장 건강 관련 연구에 중요한 변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제약이 존재한다[16]. 산성세제섬유(acid detergent fiber, ADF) 분석법은 헤미셀룰로스를 제거하여 셀룰로스와 리그닌 함량을 측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수용성 식이섬유 및 펙틴(pectin)과 같은 일부 섬유질 성분이 포함하지 않거나 용해되어 제거됨으로써 실제 섬유질 함량과 생리적 기능을 평가하는 데에 한계가 존재한다[15,16]. 또한, ADF 분석에서 얻어지는 잔여물에는 실리카(silica)와 같은 무기물이 포함될 수 있어 섬유질 함량의 과대평가 및 사료 소화율 산정 시 오차를 유발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17–19].
1953년 Hipsley에 의해 최초로 제안된 식이섬유(DF) 개념은 세포벽 유래의 비소화성 성분을 지칭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며, 셀룰로스, 헤미셀룰로스, 그리고 리그닌을 포함한다. Trowell은 이 용어를 채택하여 인간의 소화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되지 않는 식물 성분의 잔여물인 셀룰로스, 헤미셀룰로스, 리그닌, 그리고 왁스(wax), 큐틴(cutin), 수베린(suberin) 등을 포함하는 물질을 식이섬유로 지칭하였다[20,21]. Trowell과 Burkitt et al.은 식이섬유가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하는 생리학적 특성에 주목하여 식이섬유 섭취가 대장암 및 심혈관질환 발병률 간의 반비례관계를 가진다는 ‘식이섬유 가설’을 제시하며 식이섬유와 건강 간의 연관성에 대한 과학적 관심을 증가시켰다[22]. 이후, 2009년 CODEX Alimentarius Commission(CAC)에 의해 식이섬유의 정의가 공식적으로 채택되면서 생리적 기능을 강조하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CODEX는 식이섬유 분석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총 식이섬유(total dietary fiber, TDF)를 ‘인간 소장에서 내인성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되지 않는 10개 이상의 단량체로 구성된 탄수화물 중합체’로 재정의하였으며, DP 3–9 성분의 포함 여부는 국가별 재량으로 허용하였다. 이를 반영하여 AOAC 2009.01 및 2011.25와 같은 분석법을 통해 수용성 및 불용성 식이섬유를 측정할 수 있다[23–25].
사료 내 탄수화물 성분은 중합도에 따라 크게 저분자(low molecular weight)와 고분자(high molecular weight, HMW) 탄수화물로 구분된다. 저분자 탄수화물에는 1–2개의 단당류로 이루어진 단당류와 이당류, 3–9개의 단당류가 짧은 사슬 구조로 연결된 올리고당이 해당된다. 고분자 탄수화물인 다당류는 10개 이상의 단당류가 중합된 고분자 구조를 가지며, 전분(starch),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 RS), 프룩탄(fructan), NSP 등으로 분류된다. 비전분성 다당류는 다시 수용성과 화학적 구조에 따라 셀룰로스와 비셀룰로스 다당류(non-cellulosic polysaccharides, NCP)로 나뉘고, NCP는 수용성에 따라 수용성 NCP(soluble NCP, S-NCP)와 불용성 NCP(insoluble NCP, I-NCP)로 분류할 수 있다[26,27]. 탄수화물의 주요 구성성분이자 육성돈의 주요 에너지원인 전분은 소장에서 쉽게 소화되어 회장 소화율이 90%–98%에 이르는 반면,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전분을 RS로 분류한다. 한편, 리그닌은 탄수화물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구조적 다당류와 함께 식물 세포벽의 주요 구성성분으로 작용하며, 식물 조직의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고분자화합물로서 식이섬유에 포함된다. 섬유질(fiber)은 식이섬유의 하위 개념으로 간주되며, 주로 S-NCP, I-NCP, 셀룰로스, 리그닌을 포함하는 보다 제한적인 범위를 지칭한다(Fig. 2). 이러한 분류를 기반으로, 식이섬유는 고유한 물리화학적 특성과 생리학적 기능을 나타내며[28,29], 분자 구성성분 및 구조, 수용성에 따른 용해도, 장내 미생물 발효율, 수분 보수력(water binding capacity, WBC) 및 점도 등의 다차원적 기준에 근거하여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식이섬유는 단일 성분이 아니라 다양한 식물성 성분 및 비탄수화물 성분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셀룰로스, 헤미셀룰로스, 펙틴 등과 같은 NSP와 리그닌이 주요 식이섬유로 분류되며, 이외에도 RS, 이눌린(inulin), 올리고당, 그리고 β-글루칸(β-glucan) 등 다양한 성분이 포함될 수 있다. 또한, 결합형태에 따라 선형(linear)과 분지(branched) 구조로 분류할 수 있다. 일직선상으로 연결된 단순한 형태인 선형 구조와는 달리, 분지 구조는 주사슬에서 가지가 뻗어 나온 복잡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육성돈의 소화, 흡수, 장내 미생물 조절, 그리고 전반적인 생리작용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게 된다[30]. 곡류의 주요 세포벽 식이섬유인 아라비노자일란(arabinoxylan)은 β-(1,4)-결합된 D-자일로스(xylose) 골격에 α-L-아라비노실(arabinosyl) 잔기가 단일 또는 이중으로 치환된 구조를 가지며, 아라비노스(arabinose)와 자일로스의 비율(A:X)에 따라 수용성 또는 불용성 특성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A:X 비율이 높을수록 곁가지가 많아져 분지된 분자 구조를 형성하고 수용성을 나타내며, A:X 비율이 낮을수록 곁가지가 적은 선형 구조로 인해 불용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β-글루칸은 보리와 귀리의 배유 세포벽에서 주로 발견되는 NSP로 β-d-글루코스 단위가 β-(1→4) 및 β-(1→3) 결합으로 교차 연결되어 있다. 이와 같이 긴 직선 사슬과 짧은 곁가지가 혼합된 분자 골격을 형성하는 β-글루칸은 높은 수용성을 보이며, 소화관 내 점도를 증가시켜 소화 효소와 영양소의 상호작용을 제한하여 영양소 흡수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 β-글루칸의 β-(1→3) 결합이 많을수록 수용성이 증가하고, β-(1→4) 결합이 많아지면 분자 간 수소결합이 강화되어 불용성에 가까워진다[31,32]. 펙틴은 D-갈락투론산(galacturonic acid)이 α-(1→4) 글리코시드 결합으로 연결된 선형 구조의 기본 골격 호모갈락투로난(homogalacturonan, HG)에 L-람노스(rhamnose)와 다양한 중성당(아라비노스, 갈락토스 등)으로 이루어진 곁가지가 부착된 고도로 분지된 구조(rhamnogalacturonan I, II 등)를 형성한 다당류이다. 메틸 에스터화 정도(degree of methylation), 분자량, 곁가지 구조 등에 따라 용해도와 겔(gel) 형성 특성이 달라지며, 일반적으로 메틸 에스터화 정도가 낮고 곁가지가 많을수록 용해성이 증가한다. 이러한 이화학적 특성은 돼지 소화물의 점도, WBC 및 대장 내 발효 위치 및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항성 전분은 원료와 특성에 따라 RS1, RS2, RS3, RS4, 그리고 RS5로 나뉜다. RS1은 세포벽 및 단백질 매트릭스 내에 물리적으로 갇혀 있어 소화효소의 작용을 받지 않지만, 분쇄나 가공과정에서 세포벽이 파괴될 경우 소화효소의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저항성이 감소할 수 있다. RS2는 전분 입자의 결정 구조 및 형태적 특성으로 인해 소화효소의 접근이 제한된 전분으로 생감자나 고아밀로스 옥수수 전분에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α-아밀레이스(α-amylase)에 의해 서서히 가수분해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RS3은 조리 후 냉각 과정에서 재결정화 및 결정화되어 형성되는 비과립 전분 유래 물질로 아밀로스가 치밀하게 재배열되면서 소화효소에 저항성을 갖는 조밀한 구조를 형성한다. RS4는 화학적 변형 또는 재중합 과정을 거친 전분으로 사용된 전분의 종류와 변형 반응에 따라 소화 저항성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RS5는 아밀로스-지질 복합체 전분(AM-lipid complexed starch)으로 소화효소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내 대장에서 발효되어 SCFA 중 부티르산의 생성을 촉진한다. Gerrits et al.에 따르면, 노화 전분 급원의 가소화에너지(digestible energy, DE), 대사에너지(metabolizable energy, ME) 및 정미에너지(net energy, NE)는 효소로 소화 가능한 전분 대비 각각 81%, 89%, 93% 수준이다[33]. 특히 발효 전분의 DE, ME, NE는 소화성 전분 대비 각각 53%, 73%, 83%로 보고되어 RS 섭취 에너지 기준으로는 각각 57%, 74%, 84%의 효율을 보였다[33]. 이러한 결과는 RS가 소화 가능한 전분에 비해 소화율은 낮지만, 장내 발효를 통한 최종 대사 단계인 NE 이용 효율은 약 84%에 달하므로 잠재력 있는 에너지원임을 시사한다. 보통의 곡류 원료의 경우, 사료 내 식이섬유의 함량이 높을수록 RS의 함량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일 수 있기에 사료 성분의 정밀한 평가를 바탕으로 적정 수준의 RS를 포함하여 사료를 설계해야 한다[33].
셀룰로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유기물 기질 중 하나로 대부분의 식물 세포벽에 존재한다. 이는 식물의 종류에 따라 전체 구성 성분의 약 10%–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불용성 식이섬유(insoluble dietary fiber, IDF)의 주요 성분인 셀룰로스는 β-1,4-글루코시드 결합으로 이루어진 선형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장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시 포도당(glucose)과 SCFA를 생성한다. 셀룰로스와 함께 구조 탄수화물에 속하는 헤미셀룰로스는 β-1,4-글루코시드 결합을 가지는 비결정성 다당류로, 분지된 선형 구조의 자일로스, 만노스(mannose), 갈락토스(galactose), 아라비노스, 글루쿠론산(glucuronic acid) 등 다양한 당 잔기로 구성되어 있다.
생리활성 기능을 지닌 생체분자인 식이섬유는 주로 식물성 세포벽, 리그닌, 단백질, 지방산, 왁스 등과 결합된 NSP로 구성되어 있으며[2,34], 화학적 구조에 따라 용해도(solubility), 점도(viscosity), WBC, 발효성(fermentability) 등 다양한 이화학적 특성이 결정된다. 돼지의 α-아밀레이스 및 췌장 아밀레이스(pancreatic amylase)와 같은 소화효소의 기질 특이성에 따라 탄수화물은 소화성 탄수화물(digestible carbohydrates)과 비소화성 탄수화물(non-digestible carbohydrates, NDC)로 분류할 수 있다. 비소화성 탄수화물은 셀룰로스, 헤미셀룰로스, 펙틴 등의 구조적 다당류와 리그닌과 같은 비탄수화물성 화합물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이질적인 고분자 복합체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성분들은 대장에서 미생물군의 발효 기질로 작용하며, 분해 과정에서 생성된 SCFA가 돼지의 대사 메커니즘에 영향을 미친다.
이화학적 특성 중 용해도는 식이섬유의 기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용액에 대한 용해 여부에 따라 수용성 식이섬유(soluble dietary fiber, SDF)와 IDF로 구분할 수 있다(Fig. 3)[35]. 수용성 식이섬유와 불용성 식이섬유는 모두 장내 미생물군에 의해 발효되어 분해될 수 있으나, SDF는 IDF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분해 효율과 발효 속도를 나타낸다. 이러한 높은 발효성은 SDF의 우수한 WBC에 기인한다. 수용성 식이섬유가 물을 흡수하여 팽창하고 소화물 내 점도를 형성함으로써 소화물 통과 속도(digesta passage rate)를 감소시키며, 미생물이 섬유 매트릭스 내부로 쉽게 침투하여 분해를 개시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36,37]. 기능적인 측면에서 SDF는 장내 통과 시간(intestinal transit time) 증가, 위 배출(gastric emptying) 지연, 포도당 흡수율 감소, 췌장 소화효소의 분비 조절 및 영양소 흡수 속도 저하 등의 생리적 효과를 유도한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내 통과 시간을 단축시키고, 장 운동을 촉진하며, WBC 및 분변의 부피를 증가시켜 포만감을 유발하고 배변 활동을 개선할 수 있다.
식이섬유의 용해도에 따라 형성된 점도는 돼지의 소화관 내 영양소 소화율과 장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구아검(guar gum), 펙틴과 같은 SDF에 의해 증가된 소화물 점도는 영양소와 소화효소의 접촉을 제한하여 소화율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장내 미생물군 조성 및 장 점막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점도 변화는 식이섬유의 농도와 식이섬유의 이화학적 특성, 그리고 위장관 내 위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36,38,39]. 수용성 식이섬유의 경우 물에 용해되어 겔 또는 점성이 높은 용액을 형성함으로써 사료 자체와 소화관 내 소화물의 점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수용성 식이섬유인 β-글루칸을 육성돈 사료에 0%–10% 수준으로 첨가했을 때, 위 액체의 체류 시간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였고, 위 및 소장 후반부의 전분 소화율이 각각 6%, 0.3%씩 감소하였으며, 위의 겉보기 단백질 소화율도 3%씩 감소했다. β-글루칸의 첨가 수준이 증가할수록 사료 겉보기 점도(dietary apparent viscosity)는 증가하였으나 위 내 희석 효과로 소화물의 건물 함량이 낮아져 겉보기 소화물 점도는 감소하였다[40].
육성돈 사료에 사용되는 원료는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임과 동시에 식이섬유 등과 같은 NDC를 필연적으로 함유하고 있다. 사료 내 식이섬유의 이화학적 특성은 원료의 식물학적 기원, 원료의 입자 크기 및 효소 처리 등 가공 방식에 따라 달라지며, 이에 따라 사료의 영양학적 가치와 이용률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Table 1). 곡물과 콩류에 포함된 식이섬유는 주로 NSP와 RS로 구성되어 있다[41]. 곡물의 세포벽은 주로 셀룰로스와 헤미셀룰로스와 같은 중성 다당류로 구성되는 반면, 콩류에서는 셀룰로스 외에도 자일로글루칸(xyloglucan), 펙틴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의 SDF를 함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42]. 높은 전분 함량으로 육성돈 사료의 주된 에너지원 중 하나인 밀의 TDF는 약 10.23%–11.08%이며, 불용성 식이섬유가 약 1.02%–1.44%를 차지한다. 밀은 다양한 식이섬유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중 곡물 세포벽의 주요 구조 성분인 아라비노자일란이 전체 NSP의 약 70%를 차지하며 가장 풍부한 성분이다[16,43]. 밀의 겨(bran)에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 아라비노자일란은 전분 및 단백질과 같은 주요 영양소를 캡슐화하여 소화효소의 접근을 방해한다. 돼지 장내에는 이를 분해하는 내인성 효소(endogenous enzymes)가 없어 소장에서 거의 소화되지 않아 소화율을 저하시킬 수 있다. 또한, 수용성 아라비노자일란은 소화관 내 점도를 증가시켜 소화효소와 기질 간의 접촉을 방해하고 위 비움시간(gastric emptying)을 지연시켜 영양소 흡수율을 저해할 수 있다. 밀은 옥수수에 비해 전분 및 조지방 함량이 다소 낮은 반면, ADF(3.55%)와 NDF(10.60%) 함량이 높아[45], 낮은 수용성 식이섬유(1.02%) 함량으로 인해 대장 발효 효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옥수수의 TDF 함량은 약 9.17%–9.87%이며, 이 중 IDF(8.49%–9.63%)가 SDF (0.39%–0.68%)보다 높다[42]. 이러한 높은 불용성 식이섬유 비율은 소화관 내에서 장 내용물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장내 통과 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영양소의 소화 및 흡수율을 저하시킬 수 있다[7,47,48]. 또한, NDF 9.11%, ADF 2.88%로 회장 소화율이 약 12%–1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49]. 귀리는 곡류 중 식이섬유 함량이 매우 높은 원료로 TDF가 약 33.93%이며, 특히 SDF인 β-글루칸이 약 40%–60%를 차지한다. β-글루칸은 장 점액 내 점도를 증가시켜 소화물의 이동을 지연시키고, 소화효소와 영양소의 접촉을 제한할 수 있어 초기 급여 시에는 에너지 및 단백질 소화율이 일시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 육성돈의 주요 단백질원으로 활용되는 대두박은 TDF가 약 19.1%이며, 가공 방법 및 껍질 함유 여부에 따라 식이섬유 함량이 달라질 수 있다. 대두박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주로 IDF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셀룰로스는 약 5.9%–6.33%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셀룰로스는 단백질과 소화효소 간의 결합을 방해하여 아미노산 소화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 고식이섬유 사료는 사료 건물 기준으로 식이섬유 함량이 약 15%–20% 수준에 이르며, 그 함량은 원료의 종류, 수확시기, 성숙도 및 기후 조건 등에 따라 달라져 돼지의 영양소 소화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식이섬유의 용해도는 돼지의 장내 발효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 내용물 점도를 증가시켜 영양소의 확산 및 흡수를 저해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하여 사료의 장내 체류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기여한다. 특히 리그닌 함량이 높은 사료 원료는 미생물 분해에 필요한 장내 체류 시간과 발효 에너지 간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NE 이용 효율이 감소할 수 있다.
| Item (%) | Wheat1) | Wheat1) bran | Oat | Barley | Rye | Corn2) | Corn DDGS | Soybean meal | Sugar beet pulp |
|---|---|---|---|---|---|---|---|---|---|
| Starch | 59.5-65.1 | 16.9-22.6 | 39.1-46.8 | 50.2-58.7 | 59.3-61.3 | 62.0-69.0 | 6.7-8.6 | 1.9-2.7 | 0-0.5 |
| Cellulose | 1.3-2.0 | 6.4-7.2 | 8.2 | 3.9 | 1.5-1.6 | 1.7-2.2 | 5.8 | 5.9-6.3 | 19.5-20.3 |
| Hemicellulose | NA | NA | NA | 14.1 | NA | NA | NA | 3.9 | NA |
| Soluble NCP | 1.9 | 2.9-3.8 | 4.0 | 5.6 | 4.2 | 0.9-2.5 | 3.4 | 6.3 | 20.9-40.7 |
| Insoluble NCP | 6.2 | 24.3-27.3 | 11.0 | 8.8 | 9.4 | 3.9-6.6 | 15.8 | 9.2 | 20.7-17.7 |
| NDF | 10.6 | 32.3 | 25.3 | 18.3 | 12.3 | 9.1 | 32.5 | 6.7-15.4 | 36.6-44.9 |
| ADF | 3.6 | 11.0 | 13.7 | 5.8 | 4.6 | 2.9 | 11.8 | 4.6-11.0 | 22.2-23.5 |
| TDF | 9.8 | 41.4 | 34.0 | 15.4 | 11.7 | 10.2-13.7 | 31.4-42.3 | 19.1 | 58.7 |
| References | [7,16,26,45–46] | [16,26,45] | [7,16,26,45] | [7,45] | [7,16,45] | [7,16,26,45–46,83] | [8,45–46] | [7,26,45,84] | [7,45,85] |
육성기의 돼지는 생애에서 가장 빠른 성장과 근육 및 골격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이 시기의 영양 불균형 및 사양관리 미흡은 성장 정체, 사료효율 저하, 출하 체중 감소 등의 경제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식이섬유의 활용성은 자돈보다 육성 및 비육돈에서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나[50], 육성돈은 성체 돼지에 비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제한되어 식이섬유 소화율이 낮다. Le Goff & Noblet에 따르면, 에너지 및 영양소의 소화율은 모돈에서 육성돈보다 더 높게 나타났으며, NDF 소화율은 각각 모돈에서 64.4%, 육성돈에서 56.3%로 보고되었다[51]. 이러한 차이는 모돈에서 발달된 대장 내 미생물 군집의 우수한 섬유소 분해 능력과 성숙도로 인한 대장 용적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52–54]. 이러한 배경으로 식이섬유 소화율을 높이는 방법이 육성돈의 성장률, 사료효율, 그리고 장 건강 증진 등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 세포벽의 주요 구성 성분인 식이섬유는 셀룰로스, 헤미셀룰로스, 펙틴 등 다양한 다당류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분과 단백질 같은 영양성분에 소화효소의 접근을 방해하여, 회장 소화율을 약 12%–18% 감소시킬 수 있다[55]. 예를 들어, β-글루칸과 같은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 내용물 점도를 증가시켜 장내 영양소 확산(단순확산, 촉진확산 등)을 약 20%–25% 저해할 수 있다. 이러한 식이섬유의 대장 내 분해는 원료의 유형, 용해도, 리그닌화 정도, 식이 내 함유량, 동물의 무게, 그리고 장내 미생물 군집 구성 등 따라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특히 식이섬유의 화학적 구조와 결합 형태에 따라 소화율과 발효 특성이 크게 달라진다[56]. 육성돈은 미숙한 장관 발달로 인해 성체 모돈 대비 에너지 및 조단백, 지방, NDF와 같은 영양소의 외관상 전장소화율(apparent total tract digestibility, ATTD)이 유의미하게 낮았으며, 사료 내 NDF, ADF, 조섬유(crude fibre, CF) 함량이 증가할수록 가소화에너지 차이가 커지는 것이 보고되었다[51]. 곡류 부산물에 풍부한 아라비노자일란이나 대두박의 갈락토만난 등은 미생물 효소에 대한 접근성 및 분해 효율에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식이섬유의 소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료별 식이섬유 조성에 대한 이해와 함께 효소제 첨가나 사료 가공 기술 등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육성돈의 식이섬유 소화율을 높이기 위해 자일라네이스(xylanase), 셀룰레이스(cellulase), β-글루카네이스(β-glucanase), 만난네이즈(mannanase) 등과 같은 외인성 효소제(exogenous enzymes)를 첨가하여 회장 및 총 소화관 영양소 소화율을 증가시킴으로써 영양소 이용효율 및 사료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44]. 사료 내 첨가된 외인성 효소제는 헤미셀룰로스 및 아라비노자일란의 β-1,4 결합을 분해하여 전분 회장 소화율을 약 18% 개선할 수 있다. 탄수화물 분해효소인 자일라네이스는 식이섬유 중 세포벽 성분인 자일란을 기질로 하여 아라비노자일란의 β-1,4-글루코시드 결합을 절단하여 자일로스올리고당과 자일로스, 단당류로 분해하여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다. 자일라네이스 첨가로 NSP인 자일란을 분해함으로써 소화관 내 점도 감소, 영양소 흡수율 증가 등 에너지 이용 효율에 기여할 수 있다. β-글루카네이스는 외인성 효소로써 주로 보리 및 귀리와 같은 곡류의 세포벽에 존재하는 β-글루칸의 β-1,3 및 β-1,4 글리코시드 결합을 가수분해하여 고분자 NSP인 β-글루칸을 저분자의 올리고당 및 단당류로 분해한다. 이렇게 분해된 β-글루칸은 소화관 내 점도를 낮추고, 단백질 및 주요 영양소의 소화율과 흡수율을 개선할 수 있다. 식물 세포벽의 주요 구성성분인 셀룰로스는 포도당 단위가 β-1,4-글리코시드 결합을 통해 선형으로 중합된 고분자 다당류로 돼지의 내인성 효소로 거의 분해되지 않는 특성을 지닌다. 셀룰레이스는 단일 효소가 아닌 여러 효소로 구성된 효소군으로 셀룰로스 사슬 내부의 β-1,4-글리코시드 결합을 무작위로 절단하여 사슬을 짧게 만드는 엔도글루카네이스(endoglucanase), 셀룰로스 사슬의 비환원 말단에 작용해 포도당 또는 셀로비오스를 생성하는 엑소글루카네이스(exoglucanase), 그리고 셀로비오스 등 올리고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β-글루카네이스를 총칭한다. 셀룰레이스의 첨가를 통해 사료 중 NDC의 이용률을 개선하고, 생성된 분해산물은 장내 미생물의 발효 기질로 활용되어 에너지 및 영양소의 이용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세포벽에 캡슐화된 단백질, 지방, 미네랄 등의 영양소를 방출시켜 회장 소화율 증가에도 기여함으로써 사료 내 영양소의 활용이 개선됨에 따라 평균 일당증체량(average daily gain)과 사료 요구율(feed conversion ratio)이 개선되는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또한, 질소 이용률을 개선하여 분변 내 질소 및 인 배출 감축에도 영향을 미쳐 환경 부하를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57]. 기존 연구에서 입증되었듯이 여러 효소를 함께 사용하는 효소 복합제는 단일 효소제에 비해 각 효소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식이섬유의 이화학적 구조와 성분은 발효 특성 및 돼지의 영양소 소화 위치와 위장관 생리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돼지의 내인성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식이섬유는 소장에서 단백질, 지질 및 일부 무기질과 상호작용하여 영양소의 소화 및 흡수를 저해하고 전체적인 소화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31,32]. 소장에서 식이섬유의 약 20%–25%만이 제한적으로 분해되며, 나머지 대부분은 대장으로 이동하여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 과정을 거쳐 이용된다[58]. 대장 미생물군은 식이섬유를 발효하여 아세트산(acetate), 프로피온산(propionate), 그리고 부티르산(butyrate)과 같은 주요 대사 산물인 SCFA를 생성한다. 이외에도 젖산(lactate)과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가스도 대사산물로 생성된다. 그중 부티르산은 장 상피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작용하며, 장 점막의 구조적 안정성과 건강 유지에 핵심적으로 기여한다. 미생물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SCFA는 대장 상피세포 에너지원으로 1 g당 약 3.5–5.9 kcal의 총 에너지(gross energy, GE)를 제공하고, 육성돈의 유지에너지 요구량의 약 30%를 제공할 수 있다[59,60]. 돼지의 대장에서 이용가능한 형태로 분해된 식이섬유는 사료에 포함된 탄수화물 종류에 따라 유지 에너지의 약 10%–24%를 공급할 수 있으며, 회장에서 유입된 유기산은 1%–4%의 대사에너지를 추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2]. 돼지의 맹장에 SCFA를 주입했을 때 99% 이상이 대장에서 흡수되었으며, 분변으로 배설된 양은 1% 미만이었다. 이는 돼지 후장(hindgut)의 우수한 SCFA 대사 능력을 나타내며, SCFA가 중요한 에너지원으로서 영양학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시사한다[61].
장 내의 다양한 미생물은 서로 다른 기질에 대한 결합 선호도를 가진다. 육성돈에게 고식이섬유 식이를 급여할 경우, Lactobacilli와 Bifidobacteria와 같은 유익균 외에도 셀룰로스 분해균인 Ruminococcus, Fibrobacter, 헤미셀룰로스 분해균인 Prevotella, Roseburia와 같은 특정 식이섬유 분해 미생물의 증식을 촉진할 수 있다. 이들 미생물은 식이섬유를 발효시켜 SCFA를 생산하며, 이는 장내 pH를 감소시켜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고 유익균의 상대적 증식을 촉진함으로써 장 점막 보호, 면역 조절, 병원균 억제 등을 통해 장 건강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62,63]. 수용성 식이섬유는 비교적 빠르게 발효되어 미생물 활성을 증가시키는 반면, 불용성 식이섬유는 발효 속도가 느리고 섬유 구조로 인해 미생물 접근성이 제한되어 분해율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47]. 특히, 돼지 사료원료로 사용되는 일반적인 곡물의 주요 NSP인 아라비노자일란과 β-글루칸은 대장에서 핵심 발효 기질로 작용하여 SCFA 생성을 촉진하며, 두 성분 간 비율은 장내 발효 패턴과 미생물 군집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식이 내 높은 겉보기 점도(dietary apparent viscosity, 1.21 cp)와 높은 β-글루칸 대 아라비노자일란(0.46) 비율 조합은 소화물의 장내 체류 시간을 연장하여 미생물의 섬유소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 이외에도, 체내 지질 대사를 조절하는 Christensenellaceae, 부티르산 생산균인 Lachnospiraceae, SCFA 생성 보조 및 장내 pH 안정화에 기여하는 Shuttleworthia 같은 유익한 박테리아의 상대적 풍부도를 증가시키는 경향을 나타냈다[64]. 그러나 이러한 이화학적 특성은 열 발생 및 대사 손실을 늘려 에너지 축적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돼지의 성장 단계와 급여 목적에 맞춘 차별화된 식이섬유 배합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아라비노자일란의 자일란 골격은 주로 소장에서 부티르산을 생성하는 기질로 작용하며, 아라비노스 측쇄는 소장에서 주로 프로피온산을 생성하고, 대장에서는 부티르산 생성에 기여한다[65]. 육성돈의 농축분획 형태의 아라비노자일란 급여는 맹장 내 총 SCFA와 총량을 유의미하게 증가시켰다. 또한, 아라비노자일란 분해에 도움이 되는 Prevotella intermedia, P. disiens, P. ruminicola 등의 풍부도가 증가했고, 부티르산 생성균인 Clostridial cluster IV(Faecalibacterium prausnitzii)와 cluster XIVa(Ruminococcus obeum, Blautia producta)의 풍부도가 높아졌다. 유익균의 증가 외에도 단백질 발효를 통해 페놀과 p-크레졸을 생성하는 Clostridium difficile, C. perfringens, Bacteroides fragilis 군집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장내 pH를 높이고 장병 손상 및 염증을 유발하는 Escherichia coli, Desulfovibrio sp., Fusobacteria 등 유해균 및 잠재적 병원균의 상대적 풍부도도 대조군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66]. 아라비노자일란 식이를 급여한 육성돈에서 대조군 대비 맹장, 근위 결장 및 중부 결장에서 부티르산의 총량이 약 3–5배 유의미하게 증가하였고, Faecalibacterium prausnitzii, Roseburia intestinalis, Blautia coccoides–Eubacterium rectale, Bifidobacterium spp., Lactobacillus spp.의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였다[67]. 사료 내 β-글루칸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위 내 액체 성분의 체류 시간은 증가하고 장 후반부와 결장 후반부의 소화물 WBC는 증가하였으나, 결장 전반부와 달리 결장 후반부에서는 소화물의 점도 증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미생물 발효에 의해 β-글루칸이 분해되어 농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40]. β-글루칸의 보충은 Lactobacilli, Bifidobacterium 및 기타 부티르산 생성균의 선택적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펙틴은 소장에서 소화물의 점도를 증가시켜 영양소 흡수를 조절할 수 있으며, 주로 육성돈의 회장 말단부 및 결장 초기 부위 즉 대장 전반부에서 빠르게 발효되어 주로 아세트산과 프로피온산 생산에 기여한다. 이는 장내 점액층(mucus layer) 강화 및 장벽 기능을 향상시켜 육성돈의 장 건강과 미생물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68]. 귀리겨와 같은 발효성이 높은 섬유원은 밀기울보다 더 높은 SCFA 생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고된다[69]. 저항성 전분 역시 소화되지 않고 대장에서 발효되어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며, RS가 포함된 사료를 섭취한 돼지에서는 대장 내 미생물군 다양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통해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41,70–72]. 반면, 셀룰로스는 β-(1→4) 글리코사이드 결합 구조로 인해 주로 대장 후반부에서 느리게 발효되며, 반추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발효율을 보인다.
생감자전분과 옥수수전분을 고함량으로 포함한 사료를 육성돈에게 급여했을 때, 생 감자전분 사료를 섭취한 돼지의 맹장 및 결장 전반부에서 발효가 활발히 일어나 직장에서의 SCFA 농도가 옥수수전분 급여군 대비 유의하게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 결장 전반부에서 측정된 총 SCFA 농도 99.82% 중 아세트산 55%, 프로피온산 19%, 부티르산 20%였으며, 옥수수전분 급여군과 다르게 직장에서도 높은 SCFA 농도를 보였다. 또한, 생감자전분 급여군은 옥수수전분 급여군에 비해 아세트산 비율은 상대적으로 감소했으나 부티르산 비율은 약 2배 증가한 수준을 보였다[41]. 식이섬유는 원료별 미생물 발효 양상의 다양성과 이점을 통해 육성돈 사료에서 항생제 대체체로서의 응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식이섬유의 배합 수준과 원료 조합이 장내 미생물 조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후속 연구는 육성돈의 생산성과 장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장내 세균 감염으로 유발되는 질병은 전 세계적으로 양돈 산업의 생산성과 경제적 손실 요인 중 하나로 간주된다. 그중 육성돈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고되는 질병인 돈적리(swine dysentery, SD)는 혐기성 나선균인 Brachyspira hyodysenteriae에 의해 유발되며, 점액성 혈변을 동반한 설사를 특징으로 한다. 본 질병은 주로 육성돈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하여 대장 내 심각한 점막염과 출혈, 에너지 및 영양소의 ATTD 저하, 식욕부진, 사료 효율 및 성장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73]. 돈적리는 항생제 처치를 통해 관리 가능한 질병이지만, 최근 항생제 사용에 대한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됨에 따라 그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돈적리는 주로 대장인 결장과 직장의 점막 표면에서 원인균이 증식하여 점액 분비 증가, 점막의 손상 및 출혈성 염증을 유발하는 장관성 질환이지만, 소장에서는 병변 및 원인균 증식이 거의 관찰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임상 증상은 사료의 식이 조성, 특히 식이섬유의 유형과 함량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74].
불용성 식이섬유는 구조적 특성상 대장에서 SDF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분해되거나 발효되는 양상을 보인다[58]. 이로 인해 대장 내로 비교적 많은 양의 IDF가 도달하게 되며, 이는 장 내용물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연동운동을 촉진하며 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변비 예방 및 장 건강 기능에 기여할 수 있다. 과도한 불용성 식이섬유의 공급은 장점막을 자극하고 병원성 세균의 증식을 위한 기질로 작용할 수 있어, 돈적리와 같은 장관성 질병의 임상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주정박(distillers dried grains with solubles, DDGS)에 함유된 IDF는 돈적리의 중증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되었다. 아울러, B. hyodysenteriae의 균주 특성과 숙주의 장내 미생물총 구성은 지역 및 국가 간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연구 결과 간에도 상이한 경향이 나타난다[75].
항생제 사용이 제한되는 현재의 양돈 산업 환경에서 식이섬유의 생리적 기능과 장 건강 개선 효과는 항생제 대체제로써 주목받고 있다. 이는 주로 고발효성 수용성 식이섬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올리고당, 이눌린, 프룩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발효성 수용성 식이섬유는 소장, 맹장과 결장 전반부에서 빠르게 발효되어 SCFA와 같은 대사산물을 생성하고, 이는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수용성 식이섬유는 대장 후반부에 도달하기 전에 대부분 분해되어 대장 내 B. hyodysenteriae 등과 같은 병원균의 직접적인 발효성 기질을 제한함으로써 예방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사탕무 펄프와 RS 같은 발효성이 높은 섬유소는 돈적리의 발병 시기를 지연시키고, 감염돈의 성장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76]. 또한, 대장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것이 특징인 프룩탄과 이눌린이 풍부한 치커리 뿌리와 갈락탄(galactan)이 함유된 스위트 루핀이 포함된 사료를 급여한 돼지에서 B. thermacidophilum과 M. elsdenii와 같은 유익균의 증식에 영향을 미쳐 돈적리 감염이 예방되는 결과도 보고되었다[77,78].
한편, 기존의 선행 연구 결과들과는 상반되게, 사료 내 다양한 종류와 수준의 식이섬유 첨가가 돈적리 감염을 예방하지 못한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79]. 이 연구에서 감염돈과 비감염돈 간의 회장 소화율에는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지만, 맹장에서의 NSP, NCP, 그리고 셀룰로스의 소화율은 감염돈에서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B. hyodysenteriae와 특정 맹장 미생물 간의 상호작용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79]. 또한, 발효성이 높은 섬유질 및 대장에서 빠르게 발효되는 탄수화물인 구아검, SDF와 RS 등이 포함된 사료를 섭취한 감염된 돼지에서 오히려 돈적리 발병률을 증가시킬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80–82]. 따라서, 단순히 고함량의 식이섬유를 급여하는 것만으로는 장 건강을 향상시키거나 질병을 예방할 수 없으며, 항생제 대체 및 질병 증상 약화 등 목적에 부합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식이섬유의 종류와 특성을 고려한 적절한 원료 선택과 적용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결 론
전통적으로 식이섬유는 소화율을 저해하고 식이섬유 내인성 분해효소가 부족한 단위동물인 돼지에게는 항영양인자로 간주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적절한 식이섬유 급여가 장내 건강 증진, 생산성 향상, 복지 개선, 환경 부하 저감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며 그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사용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추세 속에서 식이섬유는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유망한 영양학적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식품 및 농산물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섬유성 부산물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곡물 기반 사료 원료를 대체하고 사료 비용의 변동성까지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식이섬유는 주로 식물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고분자 물질로, 사료 내 첨가 수준과 구조적 특성에 따라 돼지 장내에서 다양한 이화학적 반응을 유도하며, 이는 장 성숙도와 미생물 군집 구성의 차이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육성돈을 대상으로 한 식이섬유 대사 메커니즘, 장내 미생물군 변화, 생리적 요구량에 부합하는 최적 급여 수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육성기는 사료 섭취량이 증가하고 장내 미생물 및 소화 효소 체계가 안정화되는 중요한 성장 단계로, 이 시기의 영양 관리가 양돈 생산성 향상과 소비자 요구 충족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국내 사양 환경에 적합한 육성돈을 대상으로 식이섬유의 작용 기전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이는 사료비 절감은 물론 돼지의 건강 증진, 환경 부하 감소,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축산물을 제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