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발생한 대규모 가축 전염병의 유행이 농장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2012년에 산란계를 시작으로 양돈(2013), 육계(2014), 한 ․ 육우 ․ 젖소 ․ 염소(2015) 및 오리(2016) 농장에 대한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가 점진적으로 도입되었다. 현재까지 산란계, 육계, 양돈, 한 ․ 육우 및 젖소 등 5개 축종에서 총 470개 농가가 동물복지 인증을 받았으나, 평가항목이 복잡하여 인증심사원의 명확한 판단이 결여될 수 있고 주관적인 심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1]. 특히 현행 평가기준에는 ‘충분히’, ‘적합한’, ‘심한’, ‘불쾌감’ 및 ‘정기적’ 등의 객관적 기준이 모호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어, 일부 항목의 평가가 심사자의 주관적이고 경험적인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
동물복지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는 일반적으로 자원 기반 지표(resource-based measures), 관리 기반 지표(management-based measures), 동물 기반 지표(animal-based measures)로 구분된다. 자원 기반 지표는 사육 면적, 사육 시설, 사료 및 깔짚 등 동물에게 제공된 모든 자원과 환경을 의미하며, 관리 기반 지표는 사육 과정에서 동물에게 행해지는 모든 조치와 관리 방식을 의미한다[2]. 이들 지표는 평가 방법이 비교적 단순하고 동물복지에 대한 간접적 지표로 활용될 수 있으나[3,4], 평가항목에 대한 농장 관리자의 서류상 답변에 의존하므로 농장 동물 복지를 실천하는데 한계가 있다[5]. 반면 동물 기반 지표는 제공된 자원과 관리 방법에 따라 동물에게 나타나는 생리적 ․ 행동적 반응을 의미하며[2], 이를 통해 복지 수준을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6]. 국내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기준의 평가항목은 전 축종이 공통적으로 일반기준, 축종별 관리 방법, 사육 시설 및 환경, 동물의 상태 평가로 구성되어 자원, 관리 및 동물 기반 지표를 모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동물 기반 지표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12%로, 자원 및 관리 기반 지표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한편, 해외에서는 동물 기반 지표를 반영한 복지 평가 체계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유럽은 Welfare quality® 프로젝트(2004)를 통해 소, 돼지 및 닭 등 주요 가축을 대상으로 좋은 사료와 물, 적절한 행동, 좋은 사육환경 및 좋은 건강 상태의 네 가지 항목에 기반한 복지 평가 프로토콜을 개발하였으며[7–11], 현재까지도 가장 효과적이고 영향력 있는 동물 기반 복지 평가 체계로 간주된다[12]. 이후 후속 연구인 Animal Welfare Indicators(AWIN) Project(2011)를 통해 양, 염소, 말, 당나귀, 칠면조와 같이 상대적으로 복지 연구가 부족했던 기타 축종을 대상으로 복지 평가 프로토콜이 개발되었다[13–17]. 최근에는 농장 동물의 복지와 정서 간 연관성이 강조됨에 따라 동물의 정서에 기반한 행동 양상을 나타낸 질적 행동 평가(qualitative behaviour assessment, QBA)를 현장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18–21].
국내에서도 농장동물복지 평가 과정에서 동물 기반 지표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가 일부 진행되었으나[22,23],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기준을 직접적으로 반영한 동물 기반 지표의 개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적절한 사육환경이 동물의 자연스러운 행동 표출, 동물복지의 증진,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24,25], 환경관리 항목의 동물 기반 지표 적용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국내 한 ․ 육우 및 젖소 동물복지 인증제도 내 환경관리 평가기준의 현황 및 한계와, 환경관리 수준 평가를 위한 동물 기반 지표의 적용 방향에 대해 고찰함으로써 국내 동물복지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국내 축우(한 ․ 육우 및 젖소) 대상 동물복지 인증기준 내 환경관리 항목 현황
현재 국내에서 시행하고 있는 한 ․ 육우와 및 젖소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도의 환경관리 평가기준은 각각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3가지 항목은 각각 조명, 온도, 소음으로 동일하다. 반면 한 ․ 육우 평가기준의 환기 항목이 젖소 평가기준에서 공기오염도 항목으로 대체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습도 평가기준이 삭제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국내 인증제도의 환경관리 항목과 동일한 환경요소를 고찰하였다.
적절한 조명 수준은 농장 내 작업자에게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26], 소의 생산성 향상[27–29], 건강 증진[30], 서열 형성과 외상 발생 예방[31] 등 소의 복지에도 중요하다. 소의 안구는 휘판(Tapetum lucidum)이라는 안구 반사 구조를 통해 망막으로 들어온 빛을 재반사하여 다시 망막에 도달하게 한다[32]. 이렇듯 빛에 대한 두 번의 자극을 통해 동물은 민감한 시력을 갖게 되어 어두운 환경에서 사료 섭취 및 활동이 가능하나, 지나치게 밝은 환경에서는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32]. 한편, 소는 약 330°의 광범위한 단안시와 25°–50°의 양안시를 통해 주변을 인지할 수 있다[33]. 이로 인해 소는 넓은 수평 영역을 탐색하여 포식자의 유무를 감지할 수 있으나, 입체적인 이미지를 생성하는 능력이 떨어져 3차원 구조를 인식하기 어렵고 깊이 인식에 취약하다[33,34].
일부 연구를 통해 조도나 광주기와 같은 조명 환경의 변화가 젖소의 산유량 및 유지방량과 암송아지의 성성숙을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27–29,35], 조명 환경에 대한 영향이 생산성에 국한되어 있어 소의 복지 수준을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사육시설 내 환경 요소에 대한 소의 복지 수준은 눕기, 보행, 발성, 표정 및 신체 자세 등의 행동 지표를 통해 평가할 수 있다[36]. 이와 관련하여 조명 환경이 소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으며, 불균일한 조명, 강한 명암 대비, 반사광 등의 시각적 요소는 소의 이동을 방해하거나 중단시키는 등 부정적인 보행 행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7–40]. 이는 밝은 빛과 깊이 지각에 취약한 소의 시각적 특성상, 반사면이나 그림자와 같이 강한 시각적 대비 요소가 구멍이나 장애물로 인식되어 소에게 불안감과 두려움을 초래했기 때문으로 시사된다.
축사 내 공기에는 암모니아(NH3), 황화수소(H2S) 등의 가스 성분이나 먼지와 같은 다양한 오염물질이 포함되어 있다[41,42]. 이러한 오염물질은 가축 사육두수, 깔짚 상태, 위생 관리, 환기 수준, 사료 관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41,43,44]. 오염된 공기는 축사 내부에 잔류하여 가축의 질병과 폐사의 원인이 되며[42], 외부로 배출될 경우 인근 지역의 환경오염과 주민의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45,46].
암모니아는 소 사육 환경에서 발생하는 주요 오염물질로, 반추위 내 불균형한 질소 대사와 단백질 과잉 공급으로 인해 분뇨로 배출된 질소가 공기 중 암모니아로 전환되어 형성된다[42,47–50]. 공기 중 암모니아는 가축의 폐 조직 내 미생물총을 교란하여 폐 조직과 점막을 손상시키고[51], 섬모 상피세포의 수를 감소시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52]. 또한 높은 반응성으로 인해 공기 중 황산 및 질산과 결합하여 황산암모늄, 중황산암모늄, 질산암모늄 등 초미세먼지(PM 2.5)를 형성하여, 가축과 인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53,54].
습도는 공기 중 오염물질[55,56]과 쾌적 수준[57,58] 등 공기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부적절한 상대 습도는 호흡기를 손상시켜 병원체 감염에 취약한 환경을 조성하고[59], 안구 건조 증상과 피부 습진, 피부 손상 등의 질환을 유발한다[60–63]. 상대습도가 높을수록 공기 중 바이러스의 전파율이 감소하는 반면[64,65], 사료 내 곰팡이 증식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6]. 또한, 온도와 함께 작용하여 가축의 온도 스트레스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7].
먼지는 사료[68,69], 건조된 분뇨[70], 동물의 털과 피부로부터 발생하며[71], 축사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서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다[42]. 먼지로 인한 소 호흡기 질환, 급성 간질성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병은 가축의 폐사로 이어져 농장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71]. 또한 농장 작업자와 인근 주민의 호흡기 질병 발생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72–74].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온이 심화됨에 따라[75], 온도 관리가 가축 사육에서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가축의 온도 스트레스는 생산성 저하[76–78], 산화 스트레스 유도[79], 번식능력 저하[80,81], 면역학적 이상[82,83] 등 다양한 생리적 장애를 유발하며, 심할 경우 폐사에 이를 수 있다[77,84,85]. 특히 반추동물은 반추위 발효 중에 발생하는 다량의 열을 효율적으로 발산해야 하므로 다른 축종보다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하다[86].
온도의 경우, 소의 행동 및 생산성에 직결되는 환경요소로서 조명, 환기 및 소음에 비해 선행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져 왔다. 인간과 동물이 추가적인 에너지 소모나 수분 증발 없이, 복사, 대류, 전도와 같은 현열 손실만으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온도 범위를 온열중성대(thermoneutral zone)라고 하며[87,88], 이 범위의 상한과 하한을 각각 상한임계온도, 하한임계온도라고 한다[89]. 상한임계온도를 초과하면 소는 고온 스트레스를 겪기 시작하며[90], 발한, 헐떡임, 호흡수 증가 등의 수분 증발을 통해 열을 방출한다[88,91–93]. 특히 반추동물은 반추위 발효를 통해 체열의 3%–8%를 생성하므로[94], 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료 섭취를 거부하고 반추 시간을 감소시킨다[95,96]. 또한 수분 증발로 인한 탈수를 막고 직접적인 냉각을 위해 물 섭취량이 증가하며[97,98], 표면적 노출을 통한 열 발산을 위해 기립 시간이 증가한다[99].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 소는 체내 열 생산을 줄이기 위한 기전으로서 사료 섭취(5.38%), 반추(6.23%) 및 휴식(17.33%) 시간이 감소하였으며[100], 고온 스트레스 수준에 따라 비육우의 일당 증체량이 최대 75.32%까지 감소됨을 확인한 바 있다[101]. 또한 사육 및 도축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 스트레스는 pale soft exudative(PSE)육과 dark firm dry(DFD)육 출현율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102–104]. 한편, 환경 온도가 하한임계온도보다 낮아지면 소는 저온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체온 유지를 위해 열을 생산한다[105,106]. 체온 유지를 위해 사료 섭취량과 누워있는 시간이 증가하며[78], 골격근의 비자발적인 수축과 떨림을 통해 생성된 열로 주변 조직과 혈액을 따뜻하게 한다[107]. 특히 송아지는 육성우나 성우에 비해 하한임계온도가 높고[108], 반추위 발효에 의한 체내 열 생산이 제한적이며[109], 부피 대비 체표면적이 넓어 열 손실에 취약해[110] 저온 스트레스로 인한 피해가 큰 편이다. 젖소의 경우 산유량과 유지방량 감소, 생식기능 저하와 같이 생산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111].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사육되는 한우의 사육 적온은 4°C–20°C, 상한임계온도와 하한임계온도는 각각 26°C–30°C와 –10°C이며[112], 젖소의 경우 사육 적온은 5°C–20°C, 상한임계온도와 하한임계온도는 각각 25°C–27°C와 –24°C––40°C에 해당한다[113].
소의 고온 스트레스는 주로 온도와 습도를 통해 산출된 온습도지수(Temperature-Humidity Index, THI)를 통해 평가되며, 가축 사육을 위한 적정 THI 범위는 22.2 미만, 68 미만, 70 미만, 72 미만, 82 미만 등 산출 공식과 축종에 따라 다양하다[114]. 현재 우리나라는 국립축산과학원의 가축사육기상정보시스템을 통해 기온과 상대습도로 계산한 축종별 THI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우와 젖소 사육에 대한 적정 THI는 72 미만이다. 반면 저온 스트레스는 온도와 풍속을 통해 계산된 풍냉지수(wind chill temperature, WCT)를 통해 정량화된다[115].
소음은 가축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사육[116], 운송[117] 및 도축 과정[118] 등 축산업 전반에 걸쳐 발생한다. 특히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설비 운영, 사육 관리, 착유, 동물의 행동과 발성 등 일상적 활동이 주요 소음원으로 작용하며[119,120], 발파[121], 항공기[122], 차량[123] 소음 등 농장 차원에서 관리하기 어려운 외부 소음도 가축의 소음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친다.
소음은 소리의 높낮이를 나타내는 주파수(Hz)와 세기를 나타내는 강도(dB)를 통해 정량화된다. 주파수는 가청 범위를 결정하는 소리의 진동수로, 인간은 20 Hz–20 kHz[124], 소는 23 Hz–35 kHz의 소리를 인식할 수 있다[125]. 특히 소는 고주파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이 인간보다 뛰어나며, 8 kHz의 소리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125]. 가축의 소리 인식과 스트레스는 주파수뿐만 아니라 소리의 세기에도 영향을 받는데[126], 소가 85–100 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면 불안, 심박수 증가, 움직임 변화 등의 반응을 보이며, 110 dB 이상에서는 청각 기관에 물리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127,128].
소를 다양한 소음에 노출한 결과, 기계로부터 발생한 소음보다 동물의 발성과 같은 생물학적 소음에[127,129], 그리고 지속적이고 반복되는 소음보다 불규칙하고 갑작스러운 소음에[39]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급 도중 지속적인 사람의 고함 소리에 노출될 경우 자극이 없거나 빗질, 간식과 같은 긍정적인 자극에 노출된 소에 비해 걸음 속도가 현저히 감소하였다[130]. 또한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사람의 음성에 노출된 소는 심박수와 움직임이 증가하였으며, 이러한 반응은 갑작스러운 자극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127]. 한편, 소는 두렵거나 놀랐을 때 좁은 원 모양으로 뭉치거나, 갑작스럽게 정지하는 행동을 보이는데, 트럭 소음에 노출된 소들에게서도 이러한 양상이 관찰되었다[39]. 반면 공사장, 도로, 비행기 등 외부 소음원은 농장 차원에서 통제하기 어려워 가축의 복지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국내 축산 농가에서는 최근까지도 외부 소음으로 인한 환경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2022년 인근 터널 공사장으로부터 발생한 차량 소음과 진동이 한우의 기형 출산, 유 ․ 사산, 성장 장애 및 출하 등급 저하의 원인으로 인정된 바 있다[131]. 이듬해인 2023년에는 도로 건설 현장의 발파 소음으로 인한 인근 한우 농가의 유 ․ 사산 및 수태율 저하가 피해 사례로 입증되었다[132].
동물의 생리적 욕구 충족을 위한 조도 수준은 최소 100–160 lux이며[133],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 세계 각국의 동물복지 인증기준 또한 육우와 젖소 축사 내 50–200 lux 이상의 조도를 권장하고 있다[134–138]. 국내 평가기준 또한 한 ․ 육우와 젖소의 축사 내 조도 수준을 100 lux 이상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작업자의 시인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기준으로 볼 수 있다(Table 1). 그러나 소는 강한 빛 반사, 대비 및 불균일한 조명에 취약한 시각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조도 기준만으로 조명 환경이 소의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또한 평가기준에는 50 lux 이하의 어두운 휴식 공간을 제공할 것이 명시되어 있는데, 국내 소 사육 형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방형 우사 구조는 자연광 유입이 자유로워 해당 기준을 현실적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한 ․ 육우 및 젖소의 조명 평가기준은 조도 기준뿐만 아니라, 소의 시각적 특성과 구조적 문제를 고려한 복지 평가 지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문헌에서는 가축에게 해롭지 않은 수준의 농장 내 유해가스 및 먼지 농도에 대한 정량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암모니아의 경우, 대부분의 기준에서 허용 농도를 20–26 ppm 이하로 제시하였으며, 일부 인증기준은 허용 농도와 함께 최적 농도를 10 ppm으로 제시한다[126,127,130–134]. 습도의 경우 80% 이하로 유지하거나[134,135,139–142], 온도와 결합한 온습도지수를 통해 습도 기준을 제시한다[143]. 먼지 농도는 10 mg/m3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장하며, 영국의 Roy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RSPCA)는 먼지와 악취 수준에 대한 평가자의 관능평가 기준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134,135,141,142]. 네덜란드는 정량적 수치 대신 가축에게 불쾌하지 않을 수준의 공기질을 제공하도록 명시하고 있다[136,137].
한 ․ 육우 및 젖소 평가기준은 유해가스에 대하여 암모니아 허용 농도만을 제시하며, 해외 기준과 동일하게 25 ppm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농장 환경에서는 암모니아 외에도 황 화합물, 질소 화합물 등 다양한 유해가스가 발생할 수 있어[144], 현장 여건에 따른 폭넓은 유해가스 농도 기준 설정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젖소는 한 ․ 육우와 달리 상대습도에 대한 기준이 제외되었으나,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한 홀스타인 품종이 국내 젖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습도 기준의 적용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먼지와 악취는 평가자의 관능평가에 따라 0–5점으로 채점되며, 평가자의 신속한 판단과 현장 적용에 적합하다. 그러나 평가 결과가 일시적인 관리와 평가자의 주관적 기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농장 환경에 노출되는 소의 신체적 반응을 고려한 평가 지표가 병행된다면, 실질적인 복지 수준을 평가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 육우 및 젖소의 온도 관리 평가는 온도 관리 시설의 존재 여부, 운영 상태 및 일일 온도 기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Table 1). 이는 농장의 전반적인 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빠르게 평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온도 관리 시설의 효과는 종류[145,146], 수량[147], 설치 방법[148]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또한, 소의 온도 스트레스는 온도, 습도 및 풍속뿐만 아니라 털의 특징[149], 품종[150] 및 체형[151]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동일한 환경에서도 개체별 체감 온도와 스트레스 수준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시설의 구비 여부만으로는 소의 온도 스트레스 수준 효과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한편, 저온 관리 항목의 배점은 0–5점으로 세분화 되어 있는 반면, 고온 관리 항목은 적합 또는 부적합만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온 환경에 취약한 반추동물의 특성을 고려할 때, 농가는 형식적인 시설 구비만으로도 적합 판정을 받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고온 관리 항목의 배점 기준을 세분화하고, 소의 행동 반응을 평가에 적용한다면 평가의 객관성과 실효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으나, 이러한 방법은 현장에서 시간적 부담과 계절적 제한이 수반되므로, 향후 현실적으로 현장에 적용 가능한 지표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농장 내외에서 발생한 다양한 소음은 소의 정서와 행동,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며, 소의 복지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소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할 만한 소음을 지양하고 소음 방지 설비를 설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134,135,141,142]. 우리나라 역시 지속적이고 불쾌한 소음, 소음 유발 설비의 관리 여부 등을 기준으로 평가를 수행하고 있으나(Table 1), 소음에 대한 정량적 기준의 부재와 평가자의 주관적인 평가에 의존하는 점은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는 인간보다 넓은 가청 범위로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고주파 소음에 대한 영향을 평가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120]. 따라서 소음의 정량적 기준을 마련하고, 소음에 따른 소의 반응을 동물 기반 지표로 활용한다면 소음 스트레스에 대한 정밀한 복지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관리 수준 평가를 위한 동물 기반 지표의 적용 방향
적절한 조도 설정은 젖소의 산유성적을 개선할 수 있으나[27–29], 산유성적 자체가 소의 복지 수준을 직접적으로 반영하지는 않으며, 조명에 대한 영향을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복지 평가 지표로서의 활용에는 한계가 있다. 조명이 소의 행동과 복지에 미치는 영향은 주로 조명 상황에 따른 소의 보행 행동을 통해 관찰되었다[27,37,39,152–154]. 조도가 0 lux에 가까운 환경에서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자주 정지하거나 보폭이 짧아지고, 동시에 걸음 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152,153]. 또한, 젖은 바닥에서 반사된 빛의 휘도가 높아지거나 햇빛에 의해 바닥의 명암 대비가 뚜렷할수록 소는 정지하거나 이동을 주저하는 경향을 보였다[38,146]. 사육 시설 내 일부 구간에만 조명이 점등된 불균일한 조명 환경에서는 장애물 앞에서 이동 속도를 줄이고 주변을 살피는 등 소의 행동이 보다 조심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37]. 이처럼 조도, 휘도, 명암 대비 및 조명의 균일성 등 조명 환경 요소는 소의 인지와 행동 반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장애물 회피나 보행의 주저와 같은 행동학적 지표로 나타난다. 따라서 소의 보행 행동을 조명 환경에 대한 동물 기반 지표로 활용할 경우,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평가가 가능하며, 소의 반응을 통해 부적절한 조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암모니아와 같은 고농도의 유해가스에 노출된 소는 눈물, 콧물, 기침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155], 심각한 경우 각막에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동물복지 인증기준은 암모니아 허용 농도를 25 ppm 이하로 제시한 반면, 송아지의 경우 6–10 ppm 이하가 적절하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156,157]. 또한 암모니아의 유해성은 농도뿐만 아니라 노출 시간, 공기 중 오염물질의 존재 여부 등 다양한 환경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158]. 한편, 습도는 온도와 함께 작용해 소의 고온 스트레스를 유발하고[159], 병원체의 공기 중 전파율과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쳐 질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59]. 일부 문헌에서 공기 오염도는 시야 확보 수준 평가[160], 평가자의 호흡과 기침 수준 평가[134,135], 먼지 시트 테스트[161]와 같은 평가자의 관능평가를 통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소의 신체적 ․ 행동적 반응을 다룬 연구는 다른 환경 평가항목에 비해 제한적이다. 따라서 오염된 공기로 인해 발생하는 소의 신체적 증상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동일한 환경에서 소의 체감온도는 털의 특징[149], 품종[150] 및 체형[151]과 같은 개체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온도 관리 시설의 효과는 종류[145,146], 수량[147], 설치 방법[148]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시설 관리와 환경 지표만으로 소의 스트레스 수준을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렵다. 헐떡임 점수(panting score)는 고온 환경에서 나타나는 소의 호흡 반응을 수치화한 지표로, 여러 연구에서 소의 고온 스트레스 평가 지표로써 활용되었다[162–164]. 이 지표는 헐떡임, 혀 내밀기, 호흡수 및 고개 움직임과 같은 증상에 따라 0점에서 4.5점의 범위로 평가된다[162–164]. 특히 고온 상태에서 소의 호흡수 및 체온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여 소의 고온 스트레스 수준을 평가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165]. 한편, 소의 저온 스트레스 평가에 활용되는 지표로는 떨림 점수(shivering score)가 있다[166,167]. 이 지표는 다리와 몸통 근육의 떨림을 중심으로 소의 저온 스트레스 수준을 3점 척도로 나타내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저온 환경에 노출된 소의 반응을 각각 증상 없음, 웅크림, 몸의 떨림으로 구분하여 0–2점으로 평가한 바 있다[168]. 그러나 이들 지표는 떨림과 웅크림 수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평가자 간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 소는 저온 환경에서 떨림이나 웅크림 외에도 군집행동[168], 사료 섭취 및 누워있는 시간 증가[78]와 같은 다양한 행동 변화를 보인다. 이처럼 다양한 저온 스트레스 반응을 적용하여 지표를 재구성한다면 신뢰성 있는 온도 평가 지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국내에서 사육되는 한 ․ 육우 및 젖소에 대한 해당 지표들의 정확성은 아직 검증된 바 없다. 국내 사육 가축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해당 지표를 국내 실정에 맞도록 조정한다면 향후 복지 평가 지표로서의 활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소음 수준이 80 dB 이상일 때, 소는 과도한 불안과 함께 심박수가 증가하고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며, 90–95 dB에서 잦은 배변, 근육 긴장, 반추위 수축 감소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169]. 소음 수준이 100 dB을 초과하면 혈액 성상이 변화하고[169], 110 dB 이상에서 소의 청각 기관에 물리적 손상이 발생한다[128].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평가가 어려우며, 소음의 세기와 주파수 외에도 발생 원인, 지속성 등에 따라 스트레스 수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새로운 동물 기반 지표를 평가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소는 고주파 또는 세기가 센 소음[130], 동물과 인간으로부터 발생한 생물학적 소음[127,129] 및 갑작스럽고 불규칙한 소음[39]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에 대한 반응은 주로 심박수 증가[127,170], 놀라서 거칠어진 행동[129], 정지, 좁은 원 모양으로 뭉치는 행동 및 보행 거부[39] 등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변화는 소음 이외의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171,172]. 한편, 동물은 소리에 반응할 때 소리의 근원을 향해 고개나 귀를 돌려 주의를 기울이는 프라이어 반사(Pryer reflex)가 나타난다[120]. 프라이어 반사는 소리에 대한 동물의 명확한 반응으로서 소리의 감지 유무를 확인할 때 활용되므로[173,174], 이를 통해 소음으로 인한 이상행동을 구별하여 소음 스트레스 평가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국내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의 일부 평가항목은 평가과정에서 평가자의 주관적인 판단과 경험에 의존하며, 동물 기반 지표의 부족으로 동물의 직접적인 복지 수준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특히 동물복지 수준이 사육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지만, 환경관리 항목의 동물 기반 지표 적용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 및 논의는 미흡하다. 따라서, 본 논문은 국내 한 ․ 육우 및 젖소 동물복지 인증제도 내 환경관리 평가기준의 한계점과 동물 기반 지표의 적용 방향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한 ․ 육우 및 젖소 동물복지 인증제도의 환경관리 평가항목은 조명, 환기 및 공기오염도, 온도 및 소음의 네 가지로 구성되며, 소의 신체적 특성 반영 미흡, 평가자의 주관적 관능평가, 시설 현황과 기록에 의존 등의 한계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써 각 항목에 대한 동물 기반 지표의 적용 방향을 논의하였다. 소는 강한 빛 반사, 명암 대비 및 불균일한 조명에 취약하며, 이러한 조명 환경에서 정지, 보폭 변화, 이동 속도 증가, 장애물 회피 및 보행 중 망설임과 같은 행동학적 변화를 나타냈다. 유해가스와 먼지 등 공기 중 오염물질로 인해 소에게서 눈물, 콧물, 기침 및 각막 궤양이 발생할 수 있으며, 향후 공기질과 이들 증상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온도의 경우, 온도 스트레스로 인한 소의 신체적 반응에 기인하여 헐떡임 점수, 떨림 점수와 같은 평가 지표가 여러 연구에서 활용된 바 있으며, 향후 국내에서 사육되는 품종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한편, 소는 농장 내외부로부터 발생하는 고주파 소음, 생물학적 소음, 간헐적이고 갑작스러운 소음 등에 취약하며 심박수 증가, 거친 행동, 정지, 무리끼리 뭉침, 보행 거부와 같은 증상을 나타내었다. 이처럼 사육환경에 대한 소의 신체적 반응은 실제 복지 수준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써 활용될 수 있다. 반면에 이러한 반응은 하나의 요인이 아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신체 반응에 영향을 주는 단일 요인 및 복합적 요인들을 모두 반영한 국내 환경에 적합한 동물 기반 지표를 개발 및 검증함으로써, 국내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도의 객관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